장혜영 역사소설"붉은 아침" (전 2권) 출간
제1부 '백년빙곡' 443페이지.
제2부 '불타는 반도' 413페이지
장혜영 장편소설 "붉은 아침"
발행일: 2008년 5월 30일
펴낸곳: 어문학사
정가: 10,000원
전국주요서점 발행
날은 이미 저물었다.
또 하나의 의미없는 하루가 방황과 고뇌 속에서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평화가 가져다주는 이 권태와 안일과 게으름,
정말이지 전쟁이 아니고서는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전쟁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부식을
방지하는 필요악인지도 몰랐다.
화광과 함께 사지가 갈기갈기 찢겨
공중으로 뿌려 올라가는 사람들의 몸뚱이와
가축들, 부서진 차량과 수레, 육중한 철편들,
무슨 돌멩이 같이 물 속으로 떨어져 내리던
피난민들과 군용트럭, 자가용, 짐 보퉁이,
동강난 교각들이 순식간에 어둠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불붙는 여광을 빌어
끊어진 다리의 구조물 위에서 서커스단원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구원을 청하는 피난민들과
물위로 둥둥 떠내려가는 시체들이 어렴풋이 보였고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아우성소리, 악다구니소리,
욕지거리소리, 울음소리, 비명소리, 엄마나 자식을 부르는 소리,
구원을 청하는 애원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그야말로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는 아비규환의
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피투성이가 된 채 다리 난간에 걸쳐 신음하는 사람,
물에 빠져 다리기둥을 잡고 위로 기어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 몸뚱이에서 떨어져 달아난
하신이나 팔다리를 돌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
천여 명의 수난자들이 교각과 물 위에서
폭사당하고 부상당하고 재난을 당한 채
몸부림치고 울부짖고 있었다.
작품의 내용 중에서
묻혀 있던 붉은 역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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