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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역사소설 "붉은 아침" 출간

by 3856 2008. 6. 5.

 

 장혜영 역사소설"붉은 아침" (전 2권) 출간

 

 

 제1부 '백년빙곡' 443페이지.

 제2부 '불타는 반도' 413페이지

 

 

 

 장혜영 장편소설 "붉은 아침"

 발행일: 2008년 5월 30일

 펴낸곳: 어문학사

 정가: 10,000원

 전국주요서점 발행

 

 날은 이미 저물었다.

 또 하나의 의미없는 하루가 방황과 고뇌 속에서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평화가 가져다주는 이 권태와 안일과 게으름,

 정말이지 전쟁이 아니고서는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전쟁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부식을

 방지하는 필요악인지도 몰랐다.

 

 화광과 함께 사지가 갈기갈기 찢겨

 공중으로 뿌려 올라가는 사람들의 몸뚱이와

 가축들, 부서진 차량과 수레, 육중한 철편들,

 무슨 돌멩이 같이 물 속으로 떨어져 내리던

 피난민들과 군용트럭, 자가용, 짐 보퉁이,

 동강난 교각들이 순식간에 어둠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불붙는 여광을 빌어

 끊어진 다리의 구조물 위에서 서커스단원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구원을 청하는 피난민들과

 물위로 둥둥 떠내려가는 시체들이 어렴풋이 보였고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아우성소리, 악다구니소리,

 욕지거리소리, 울음소리, 비명소리, 엄마나 자식을 부르는 소리,

 구원을 청하는 애원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그야말로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는 아비규환의

 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피투성이가 된 채 다리 난간에 걸쳐 신음하는 사람,

 물에 빠져 다리기둥을 잡고 위로 기어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 몸뚱이에서 떨어져 달아난

 하신이나 팔다리를 돌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

 천여 명의 수난자들이 교각과 물 위에서

 폭사당하고 부상당하고 재난을 당한 채

 몸부림치고 울부짖고 있었다.   

 

 작품의 내용 중에서

        

묻혀 있던 붉은 역사가

그 보다 더 붉은 사랑으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