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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스크랩] 제1회 김학철문학상에 관한 성명/장혜영

by 3856 2007. 11. 2.

 

<제1회김학철문학상>에 관한 성명

 

장혜영

 

 나는 원래 이번 김학철문학상 관련 논쟁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려고 했었다.

 그 이유는 첫째로 나의 불법체류자 신분 노출로 한국에서의 앞으로의 작품활동이 불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고 둘째로는 누군가 이 일로 인하여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티즌의 공개로 불법체류자 신분은 이미 노출된 상태이고 주최측에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음으로 하는 수 없이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핍박에 의해 양산에 오른 것이다.

 

 우선 연변소설가학회 탈퇴 성명부터 하고 넘어가야겠다.

 나는 이른바 <연변소설가협회>의 정식 가입 요청이나 서류 같은 걸 받은 적도 없고 가입 사실도 모르고 있었음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 언젠가 J(Z)회장이 한국에 왔을 때 사석에서 명함을 보이며 자신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하기에 "날 부주석으로 시켜주겠냐"고 농담을 건넨 적은 있다. 농담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나는 글을 써야 하기에 그런데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J회장과도 "작가가 글을 써야지 왜 쓸데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냐"고 충고해 주었었다. 다른 사람들과도 그런 말을 했었다.

 이 기회를 빌어 그 무슨 "연변소설가학회"는 장혜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J회장은 한국에 나올 때마다 나를 찾았는데 난 그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모른다. 나의 장편소설 "살아남은 전설" 관련 연합뉴스인터뷰 때 나는 그래도 그를 선배라 믿고 나한테 도움이 되려니 착각하고 동석을 허락해 주어 연합뉴스에 사진과 함께 똑같이 소개되기까지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은 무슨 "조선족대표작가요, 국가1급작가"요, "무슨 무슨 대단한 상을 받았소" 하고, 주인인 나를 젖혀놓고 자기자랑에만 열을 올려 (내 발언을 무모하게 제지하면서까지)일종의 배신감마저 느꼈었다. 그리하여 소개글에도 유례없이 인터뷰 대상자인 나보다 손님인 그가 중심이 되었다.   

 <김학철문학상공모>에 참여하게 된 것도 우연한 사건이었다. J모가 나의 문학카페에 가입했기에 긴가민가하여 확인쪽지를 보냈는데 그가 확실했다. 인사말을 하던 중에 추진한다던 <김학철문학상>은 순조롭게 진행되느냐고 물었었다. 해외상 감으로는 러시아 작가 공령희의 장편소설 "12시간의 유희"와 단편소설 "열린 문"이 있는데 국내에는 상을 줄만한 작품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내가 농담으로 "나한테도 장편이 있는데 그럼 한번 보내볼까요?"하고 말을 했더니 J모는 지금 당장 보내라고 독촉했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문학활동을 할 생각으로 연변문단은 기고를 포기하기로 작심했었지만 그의 요구에 한번 보내 보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작품 정독을 마치고 보내온 J회장의 쪽지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구성도 크게 흠 잡을 데 없고...인물성격도 생동하게 살아 있고...속도감, 긴장감도 좋다. 특히 크라이막스로 지향하는 마지막 두 개의 장은 절제된 심리묘사로 압권....장편소설로서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며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고... 어떻게 이런 작품을 써냈는지 놀랐다...나도 한국에 망명하여 살고 싶다.

 

 이어 소설가학회카페의 <한줄 메모장>에도 "답답한 우리 조선족소설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물론 지금은 삭제되었지만 분명 게시물을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도 "상 같은 거는 바라지 않는다. 내 소설을 J모가 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답글을 보냈다. 왜냐하면 지독한 보수적 서열구조의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연변문단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같은 후배, 더구나 연변이 아닌 잡거지구 작가에게 상을 줄리 가 만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옥남의 소설은 단편이니까 가능했을 것이다.) 

 

 2006년 12월 4일 J모가 보내온 쪽지 내용이다.

 

  한가지 부탁

 "김학철문학상" 평심 직전에 꼭 해야 할 일.

 국제상 1명은 러시아거주 여류작가 공령희 씨의  장편 "12시간의 유희"를 선정 하기로 결단...

 국내상 1명은 "석불"을 주기로 內的으로 결단 했음.

 문제는 수상작품집 출판 문제.

 일단 책  두 권을 내야 하니까  국제상 수상작은 hmp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 도서출판 창조문학사" 에서 해주기로 했고...

 국내상 수상작품을 내자면 다른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sc문학사"쪽, "ss출판사"쪽으로 될 수 있겠는지?...

 

 그러나 나는 아직 최종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도 아닌 나 자신의 작품인데 어떻게 출판사에 알아보느냐고 그의 권고를 거절했다. 그러나 이어서 온 쪽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와 ygh 씨가 내적으로  그렇게 합의가 된 일이니  평심에 올려가도 80~90%는  확률이 있을 것이라 생각. 김학철문학상을 설치한 사람은 나니까 심사위원단이 내 의사를 무시할 수 없지... 일단 에둘러서 가능성 여부를 타진해 보았으면 하오.

 

 나는 난감했지만 하는 수 없이 "sc문학사"의 b국장에게 메일을 보내 출판여부를 타진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모르긴 해도 주최측에서 직접 문의할 것이지 왜 뜬듬없이 장혜영이 나서냐고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 일로 나는 요즘 "sc문학사"의 사람들을 대할 면목조차 없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자신의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교활하게 김학철문학상을 구실로 출판사를 기만한 무치한 거짓말쟁이로 취급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여차여차하다고 사실을 밝히면 J모가 난처해 질 것이기에 후에 b주간을 만난 식사자리에서도 이 일에 대해서는 침묵만 지켰을 뿐 내막을 속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제1회김학철문학상심사에 관한 성명"에는 "연변소설가학회"가 공모작품을 심사위원회에 넘길 때 그 무슨 "대상 후보작 1호니" "2호"니 뭐니 하는 딱지를 붙여서 넘긴 것이 아니라 소설가학회가 입수한 공모작품으로 중국조선족의 장편소설 1부 ("석불"), 해외동포장편 2부(한 작가의 작품)와 괜찮다고 하는 중단편 몇 편을 넘기면서..."라며 사실과는 전혀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

 아래에 소위 이번 김학철문학상을 설치하고 주최한 J모가 보낸 쪽지 내용을 공개한다.

 

 어제 금방 "석불"이 <대상 수상작 1호 작품>으로 평심위원들 손에 넘어갔음. 평심위원 조성일, 김호웅, 김관웅, 리광일, 조일남, 장춘식...장춘식은 서울에 있더구만. 3월말까지 연수라누만. 일단 정독을 하겠다고 오늘 아침 메일이 왔고...장춘식을 알지? 메일주소를 금방 알려주겠음... 

 

 보다시피 장혜영 장편소설 "석불"의 "대상후보 1호 작품"설은 내가 지어낸 것이 아니고 J모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대상 후보작 1호"도 아니고 "대상 수상작 1호"이다. 보관된 쪽지가 그 증거이다. 물론 네티즌이 이 정보를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했는 지는 알 수 없다. 사석에서 내가 술김에 누군가에게 한 말이 새어나갔을 가능성이 많다.

 

 장춘식선생과는 이전부터 서로 메일이 통했다. 설명절이면 메일로 서로 설인사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J모가 나더러 장춘식의 메일주소를 알려주며 (이미 알고 있었지만)작품이 그의 손에 들어갔으니 메일을 보내, 평심 때문에 보낸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에둘러서 인사를 하라고 권했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렇다면 해마다 보내던 설인사도 더구나 보낼 수 없다고 했다. 그가 심사위원이 되었고 내 작품이 그의 손에 들어 간 이상 그런 부당한 행위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면식을 이용해 심리적 압력이나 부담을 주지 않고 작품의 예술성에 따라 편안하게 판단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J모는 끝끝내 "꼭 그런 것만은 아닐세. 김관웅, 김호웅의 메일은 알지?"하며 모든 심사위원들에게 인정공세를 펼 것을 권유했다. 결국 나는 사주에 못 이겨 장춘식선생과 김호웅교수에게 메일을 발송했다. 물론 이전에도 보냈던 상식적인 덕담-설인사였다. 작품에 대한 부탁 같은 건 일언반구도 적지 않았다.  이는 메일을 받은 본인들이 입증 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런 비리행위를 제일 혐오한다. 비록 평상시나 다름없는 설인사를 보냈지만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연변의 문학상들이 어떤 식으로 뽑히는 지를 알게 되었고 그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김학철문학상이 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인맥에 의해 주어졌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아래의 글은 "석불"의 탈락 이유를 설명하는 쪽지 내용이다.

 

 내가 한숨 짓고 만 것은 "불법체류"말도 나오고 하니 할 말이 없더구료.

 망명작가도 노벨상을 주는데...

 솔직히 나는 여기가 지겹다네. 나이가 50대라도 어디 망명이라도 가고 싶구만...

 

 J모 스스로도 연변문단을 "지겨운 곳"으로 비난하고 있다.

 

 "제1회김학철문학상심사에 관한 성명"에는 "불법체류자는 말 그대로 법을 어긴 사람들이다"라며 몇 십만 불법체류자들에게 자신들의 망언을 사과할 대신 다시 한번 비난을 퍼붓고 있다.(나는 이 뻔뻔스러운 사람이 누군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른바 <원로>라는 그의 체면을 봐서 비밀에 부쳐 둔다. 이 쯤에서 고집을 꺽고 꼬리를 내리기를 권고한다.) 

 한국에서는 바로 이 "불법체류자" 장혜영의 책들을 출판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문광부에서 대학교재로까지 추천해주고 있다. 이상하게도 오히려 자칭 "연변문단을 대표한다"는 준법자들은 한국에 나와서 지렁이처럼 벌벌 기고 있을 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변 밖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질투심이다. 너희들이 밖에서는 잘 나가지만 연변안에서는 아직 우리한테 권력이 장악되어 있으니 (낡아 빠진!)혜택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는 지독한 지역 보수주의이다. 

 심사위원단이 뭔데 감히 동족의 불법을 비난하는가?!  제발 자신들의 주제파악을 하기 바란다. 웃기는 것은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악랄한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결벽증 환자>-심사위원단이 (주최측은 쩍하면 총알받이로 심사위원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 이는 전체 심사위원단과는 하등의 관계도 없는 한 두 사람의 농간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선택한 작품은 역설적이게도 조선족의 불법적인 삶을 다룬 "밀항"에 관한 내용이라고 한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 소설의 주인공들 역시 "법을 어긴 사람들"임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비난은 고사하고 <무슨>상을 주고 있다. 아무래도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심사위원단>이 끝끝내 상처받은 불법체류자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비싼 대가를 치르고야 말 것이다.  

 

 그들은 "공모작의 수량이 너무 적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이유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호언장담하던 "연변문단의 저력"과 "김학철문학상의 위상"이 바닥을 쳤으며 국내외 작가들의 관심에서 외면당한, 유명무실한 "유령상"임을  반증할 따름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이른바 억지로 급조해낸" 팔삭둥이 상"임을 설명해줄 따름이다. 본인은 J모에게 "당해 공모작에서 수상작이 없으면 공백으로 남기는 게 상식"이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주최측의 기타 <성명>에 대해서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유치한 변명이라 판단하고 대응을 포기한다.

 

  참고로 믿을 만한 정보에 의하면 (J모의 측근)처음에 이 상을 주최한 사람은 J모이지만 나중에는 zsr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이 모든것은 이 두 사람의 손에서 꾸며진  한 편의 연극인 지도 모른다. 그 외 사람들은 다 이용당했을 뿐이고...

 zsr(i) 이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다시 한번 성명하지만 나는 연변소설가학회에 가입한 적도 없고, 개인의 명예욕을 과시하는 데 이용되는 이런 조직에 가입할 의사도 없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  탈퇴라는 용어도 적절하지 않다. 더 이상 내 이름을 <소설가학회>의 어떤 글에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소설가/장혜영         

 

 

 

  

 

 

            

출처 : 의미의 공간
글쓴이 : 안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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